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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26
[6회 대상] 상품보다 더 큰 무언가
[이매초] 정태현 모 조회: 113074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이벤트기간이 끝났다.

지난 130일간 우리가족은 모두 태현이의 RG에 매달렸다. 하는 사람은 더 고생이었겠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식구들도 고충이 많았다.
태현이가 RG 만점에 도전하겠다는 말을 했을 때 난 반대했었다.

첫째로 평소에 1-2시간씩 할 때도 쉬운 일은 아니었기에 고생만 하다 포기하게 될 거라 생각했고, 두 번째로 단지 포인트를 올리기 위한 시간낭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평소 학원을 다니지 않아 다른 친구들보다 여유가 있었던 태현이의 의견은 확고했고 결국 난 허락을 했다.

이벤트 기간 동안 만점을 하기 위해선 하루에 77포인트씩 해야 했다. 학교를 다녀와서 77포인트를 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하는 것도 어렵지만 항상 책이부족했다.
e-book은 거의 다 했기에 난 매일 아침 학교도서관에서 책을 빌렸고권수제한 때문에 집 주변 도서관 4곳을 번갈아 가며 RG책을 빌렸다.
하지만 도서관에도 모든 책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없는 책은 도서신청을 해서 보기도 했고 어느 순간엔 원하는 책을 찾으면 너무 기뻤다.
그만큼 책을 충당하는 일이 어려웠다.

2달쯤 되었을 때 아이가 권태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만점의 포부는 어디로 갔는지 5천 점도 힘들지 않을까 하는 아이의 말을 듣는 순간 진짜 포기해야 하나 싶었는데 며칠간의 슬럼프를 겪은 후 다시 아이는 예전처럼 몰입하기 시작했다.
본인도 그 동안 쌓아온 것이 아까웠던 것 같다. 그렇게 이벤트 기간이 끝나기 전에아이는 만점을 이루었고 마지막 책이 끝나는 순간 우리가족 모두는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가족은 RG기간동안 마음의 여유도 시간도 없어서 외출도 제대로 못했는데 다 끝나고 고생한 태현이를 위해 일주일간의 여행을 다녀왔다.
하루 종일 정말 밥 먹는 시간만 빼고 무언가에 집중한 아들이 상품보다 더 큰 무언가를 얻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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