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두 아이를 둔 평범한 가정주부입니다. 하는 일은 많고, 늘 바쁘고, 열심히 살고는 있지만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고, 일을 해도 태가 나지 않고, 그저 소모만 되고 있는 일상 속에서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의 러닝메이트가 되어주겠다는 생각으로 독서왕 대회 시기에 맞춰 리딩게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도전해서 아이와 좋은 경쟁 상대도 되고, 아이의 힘듦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카페 학부모님들의 이야기가 큰 용기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작년 첫 대회는 아이가 일주일 만에 포기해버려 처음부터 동기가 많이 흔들렸었는데,
엄마는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끝까지 도전에 임했습니다. 하루에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리딩게이트를 하다 보니 제 쉬는 시간이 없어졌습니다. 아이와 함께하지도 않는데
나는 지금 힘들게 무엇을 하고 있나 회의도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쉽게 보이는 책에도 제가 모르는
단어가 많이 있었고, 특히 제가 학창 시절에 했던 문법과 독해에 치우친 영어 공부가 아닌 실제 영어권
아이들의 문화와 생활을 볼 수 있는 재미있는 그림책으로 공부하는 것은 새로운 즐거움이었습니다.
첫 대회를 최우수상으로 마치고 가족들의 축하를 받았습니다. 아이들은 엄마 대단하다며 엄지를
치켜들었고, 남편은 ‘당신의 도전 성공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꽃다발을 주었습니다.
‘도전 성공’ 이런 말을 제가 언제 들어봤을까 생각해 보니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꽤 긴 학창 시절을
보냈지만 딱히 도전이라 불릴 만한 일을 하지 않았다 보니 무언가에 도전하고 성공을 하는 경험이
없었던 겁니다. 무엇인가에 ‘도전’하고 그 일을 위해 노력하고 결국 ‘성공’ 해낸 경험은 저에게 ‘성취감’
이라는 값진 선물을 주었습니다. 집안일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아이들을 정성껏 열심히 키워도 쉽게
느끼지 못했던 ‘성취감’을 리딩게이트 독서왕 대회를 통해서 느꼈던 겁니다.
 
작년에 두 번의 독서왕 대회를 최우수상에 도전하고 올해 상반기 대회에 처음으로 대상에 도전했습니다.
그간의 경험으로 대상도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자신만만하게 시작했으나 하루에 얻어야 하는 포인트가
높다 보니 리딩게이트에 할애하는 시간도 많고 읽어야 하는 책도 많아지고 무엇보다 주말에 가족여행을
가거나 부모님을 뵈러 가거나 하는 행사가 있으면 그 공백을 메우는 게 벅찼습니다. 학교에 다니고 학원에
다니면서도 독서왕 대회에 도전하는 아이들이 엄청 대단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 아이들도 3개월은 자신의
노는 시간, 쉬는 시간을 포기하면서 도전했던 거였을 겁니다. 어른인 저도 힘들었던 것을 아이들이 해낸다는
게 대단했고 존경스러웠고 ‘이것도 못 해내나’ 하며 아이를 닦달했던 제 지난 모습을 반성했습니다.

올해 대상 도전은 유난히 힘들었고 그래서 집안일도 많이 내려놓고 남편의 도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아이들
에게도 신경을 잘 못 써줬습니다. 그럼에도 아내와 엄마를 응원해 준 가족들 덕분에 올해 대회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주말에 쉬지 못하고 가족의 끼니를 도맡았던 남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다 큰 어른이 영어 실력이 부족해 아이들이 하는 영어 독서 프로그램을 한다는 게 부끄러울 수도 있는 일이지만,
제 부족함을 인정하고 도전한 결과 한 문장 한 문장 해석하기에 바빴던 처음과 달리 이제는 긴 글 밥의 책도
어느새 즐겁게 읽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아이들이 읽는 책이지만 어른인 저에게도 커다란 울림을 주고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들도 많이 만나게 되어 이보다 더 좋은 육아 책이 있을까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리딩게이트를 선물해 주는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영어책도 한글책처럼 즐겁게 읽을 수 있길 바랄 겁니다.
저 또한 영어로 된 책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길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리딩게이트와 함께 제 도전을 이어갈 겁니다.
제게 ‘도전’과 ‘성공’과 ‘성취감’을 선물해 준 리딩게이트 독서왕 대회에 감사드립니다.